94년 만에 무너진 독일… 그리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역사적 1-0' 대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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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점유율의 무의미함, 단 한 번의 굴절이 94년 역사를 바꿨다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지만, 축구는 골로 결정된다.”
위르겐 클롭 독일 대표팀 감독이 아우크스부르크 WWK 아레나에서 열린 2026-27 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2조 2차전에서 그리스에 0-1로 패한 뒤 남긴 말이다. 독일 축구 역사상 그리스에 당한 첫 패배였다. 이전까지 10차례 맞대결에서 독일은 7승 3무,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클롭의 첫 홈 경기,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클롭 감독이 독일 사령탑에 오른 뒤 치른 첫 홈 경기였다. 독일 축구팬들은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준 ‘헤비메탈 축구’를 기대했다. 하지만 전반부터 독일의 공격은 무거웠다. 볼 점유율은 압도적이었지만,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 3분, 데뷔전을 치른 중앙 미드필더 밤바세 콘테의 중거리 슛이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독일의 전반 유일한 기회였다. 이후 독일은 점유율 76%를 기록하며 그리스 진영을 두들겼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없었다.
그리스의 수비는 단단했다. 콘스탄티노스 칠라키스 골키퍼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독일의 크로스를 모두 차단했다. 전반 31분, 카림 아데예미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왼발 슛을 날렸지만 칠라키스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그리스가 전반을 무실점으로 마친 순간, 관중석에서는 불안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후반, 독일은 조급해졌고 그리스는 기회를 엿봤다
후반 들어 독일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수비 라인을 끌어올렸다. 조슈아 키미히가 중원에서 패스를 배급했고, 측면 공격수들이 그리스 수비 뒤 공간을 노렸다. 하지만 그리스는 오히려 역습의 공간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후반 6분, 키미히의 프리킥을 칠라키스가 다시 막아냈다. 후반 13분, 그리스의 첫 번째 결정적 기회가 찾아왔다. 반젤리스 파블리디스가 키미히의 볼을 빼앗은 뒤 포티스 이오아니디스에게 연결했고, 이오아니디스의 슛이 골대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독일 벤치가 술렁였다.
그리스의 이반 요바노비치 감독은 후반 14분, 디미트리오스 쿠르벨리스와 이오아니디스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그 선택은 15분 뒤 완벽하게 적중했다.
후반 29분, 역사를 가른 한 번의 굴절
후반 29분, 그리스의 크리스토스 촐리스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그의 낮은 크로스가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어 페널티 지역 외곽으로 흘러나왔다. 그곳에 디미트리오스 쿠르벨리스가 있었다. 교체 투입된 지 15분밖에 지나지 않은 미드필더였다.
쿠르벨리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왼발을 휘둘렀다. 슛은 수비수 요주아 키미히의 몸에 맞고 방향이 바뀌었다. 골키퍼 알렉산더 뉘벨은 이미 반대 방향으로 몸이 쏠려 있었다. 공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골망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아우크스부르크의 관중석이 순간 얼어붙었다. 그리스 벤치는 폭발했다. 쿠르벨리스는 달려가 그리스 팬들이 모인 원정석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독일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그리스에 뒤지는 순간이었다.

남은 시간, 독일의 공세는 ‘무딘 칼’이었다
실점 후 독일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세르주 그나브리, 데니스 운다프 등 공격 자원을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코너킥 8개를 얻었고, 크로스 24개를 올렸다. 하지만 그리스의 수비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칠라키스 골키퍼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독일의 기대득점(xG)은 1.42에 불과했다. 슈팅 16개 중 유효슈팅은 5개. 반면 그리스는 슈팅 8개 중 유효슈팅 1개였지만, 그 하나가 골이 됐다. 효율의 축구, 그리스의 승리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독일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키미히는 허리에 손을 얹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클롭 감독은 벤치에서 일어나 그리스 벤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패배를 인정하는 제스처였다.

경기 후: “패배도 하나의 정보일 뿐”
클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담담함을 유지하려 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경기를 졌다. 하지만 올바른 결론을 내린다면, 패배도 승리와 다를 바 없는 하나의 정보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그리스의 요바노비치 감독은 “우리는 독일을 상대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이 완벽한 전술적 규율을 지켰다. 이 승리는 그리스 축구의 새로운 장”이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그리스는 2연승(승점 6)으로 A2조 선두에 올랐다. 독일은 1무 1패(승점 1)로 네덜란드(4점)에 이어 3위로 밀렸다. 클롭 체제의 첫 승은 다음 경기로 또 미뤄졌다. 독일은 오는 10월 세르비아와 홈 경기를 치른다. 그리스는 네덜란드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득점자 정보
후반 29분: 디미트리오스 쿠르벨리스 (그리스) — 촐리스의 크로스가 수비에 굴절된 후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왼발 슛, 키미히 맞고 굴절되어 골문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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