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두산이 78억 투자했다…첫 라이브 BP서 돋보인 '캡틴' 존재감 [시드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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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시드니, 유준상 기자)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프 첫 BP(배팅/피칭)가 진행된 11일 호주 시드리 블랙타운 야구장, 그라운드에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사람, 바로 '주장' 양석환이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이날 라이브 BP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투수들은 타자당 3구씩 던지면서 각각 7명의 타자를 상대한 가운데, 양석환을 포함한 야수들은 타격과 수비를 소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양석환이었다. 첫 투수였던 박정수를 상대로 3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방면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날 타석에 들어선 선수 중에서 담장을 넘긴 선수는 양석환이 유일했다.
양석환은 두 번째 투수였던 김민규를 상대로 초구를 잡아당겨 또 한 번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기도 했다. 결과는 좌익수 뜬공이었지만,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양석환이다.
다섯 번째 투수 김유성의 등판과 함께 1루수로 나선 양석환은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알렸다. 홍성호가 친 타구가 1루수 쪽으로 향했는데, 양석환이 안정적인 포구로 타구를 잡아내면서 동료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양석환은 '주장'답게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여섯 번째 투수 백승우와 이유찬의 맞대결 때 2루수 강승호가 안타성 타구를 땅볼로 연결한 상황에서는 "역시 비FA 최고 연봉"이라고 외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라이브 BP 이후 취재진을 만난 양석환은 "오늘(11일) 첫 라이브 배팅이었는데, 사실 못 치는 게 당연하다. (결과는) 크게 의미가 없지만 좋은 타구들이 나온 만큼 기분은 좋았던 것 같다"며 "(이전에도 라이브 BP 때) 홈런을 치긴 했던 것 같은데, 전반적으로 오늘 밸런스가 괜찮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라이브 BP 때) 10번 쳐서 홈런 10개 만든다고 좋을 게 하나도 없으니까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계속 파울을 치거나 헛스윙하는 것보다는 기분이 좋다. 그런 기분으로 캠프를 이어간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1루수로 나간 뒤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한 것에 대해선 "사실 수비 훈련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힘든 시간이기도 한데, 내가 한두 마디 하면서 선수들이 웃고 밝아질 수 있다면 그만큼 분위기가 확 살아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주장이라서 더 하는 것도 아니고 늘 하던 대로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석환은 "야수들이 많이 내성적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좀 더 강조하고 있다. 일부러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진다"며 "그런 시간이 없다면 계속 소심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야구장에서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야구선수도 화가 나면 화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린 선수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석환은 2021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상승 곡선을 그려나갔다. 2021년 133경기 488타수 133안타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7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데 이어 2022년과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20시즌 이후 FA(자유계약)로 팀을 떠난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지난 시즌 이후 FA 자격을 취득한 양석환은 4+2년 최대 78억원에 원소속팀 두산과 계약을 체결했다. 첫 4년 계약의 총액은 최대 65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으로, 4년 계약 이후 구단과 선수의 합의로 발동되는 2년 13억원의 뮤추얼 옵션이 포함됐다.
FA 계약을 마친 양석환은 올 시즌 선수단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그는 "아무래도 계약 첫 시즌이기도 하고 주장을 처음 맡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올해 팀 성적이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면에서 책임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며 "늘 목표는 30홈런-100타점이다. 은퇴 전에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은데, 잠실에서는 정말 어려운 숫자다. 이제는 그 개인 목표보다는 팀 성적이 좀 우선시 돼야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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