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박하준 누나' 박하향기 "부모님 소원이 동생과 사격 혼성 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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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은메달' 박하준 누나 박하향기, 전국체전 여자 소총 금1·은1
[촬영 이대호]
(창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은메달을 따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던 박하준(24·KT)은 '사격 집안' 출신이다.
누나 박하향기(27·고성군청)를 따라 총을 잡았다가 올림픽 시상대까지 섰고, 박하향기 역시 여자 소총 선수로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다.
강원 소속으로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 출전한 박하향기는 11일 창원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공기소총 일반부 결선에서 249.9점을 쏴 252.2점의 조은별(서울·한국체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앞서 본선에서 629.3점을 쐈던 박하향기는 문영경(629.7점), 최은정(627.4점), 한지원(625.1점)과 1천886.4점을 합작해 강원도에 단체전 금메달을 선사했다.
박하향기가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수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격하는 박하준(나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파리 올림픽 사격 메달리스트 박하준이 20일 전남 나주시 전라남도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소총 남자일반부 본선에서 사격하고 있다. 2024.8.20
경기 후 박하향기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등이랑 점수 차가 많이 나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마음에 부담은 덜 했다"며 "차를 타고 강원도 고성까지 돌아가야 하는데, (단체전) 메달 못 땄으면 차에서 7∼8시간 동안 침묵 속에 갈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하향기는 이제 동생에게 조금은 다가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박하준이 파리 올림픽 은메달을 딴 뒤 '동생이 큰 무대에서 메달까지 따서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던 박하향기는 "동생에게 자격지심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동생이 잘나가면 똑같이 잘나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동생은 범접할 수 없는 선수가 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내년 소총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이제부터 2년 뒤 아시안게임 출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3남 1녀 가운데 막내인 박하준(맨 왼쪽)과 박하향기(왼쪽 3번째)[KT 사격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형제자매 3남 1녀 가운데 사격 선수로 활약하는 건 박하향기와 막내 박하준 둘 뿐이다.
박하향기는 서로 바쁜 탓에 동생 박하준을 추석 때만 잠깐 봤다고 했다.
동생이 파리 올림픽에서 딴 메달도 먼발치에서만 바라보고, 만져 볼 기회는 얻지 못했다.
이제 박하향기는 동생과 '환상의 호흡'을 조금씩 꿈꾸기 시작했다.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2026년 아시안 게임에서 박하준과 혼성 경기에 남매가 나란히 출전하는 것이다.
박하향기는 "부모님 꿈이 혼성에 저희 둘이 같이 나가서 메달 따는 거다. 주위에서는 처음에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요즘 제가 폼이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하향기는 다음달 화촉을 밝히고 '11월의 신부'가 된다. 신랑은 똑같이 소총 선수로 활약 중인 김경수(경기도청)다.
'동생과 남편 중 누구와 혼성 경기에 나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래도 동생이 편할 것 같다. 서로 못 쏘더라도 탓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웃었다.
[전국체전] '박하준 누나' 박하향기 "부모님 소원이 동생과 사격 혼성 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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